[보도] “디지털자산 역외 이전 등록 의무는 기회…무역업체 수요 확대될 것” [크립토360]
외국환거래법 개정안 통과 영향
스테이블코인 국제 송금·결제 인프라 활용
거래대금 정산 시간 및 비용 감축 대안
“외국환거래법 개정안의 핵심은 디지털자산을 통한 국경 간 자금 이동이 외환 모니터링 체계 안에 들어왔다는 점입니다. 이번 개정으로 ‘디지털자산이전업’이라는 별도 카테고리가 신설되면서 가상자산사업자(VASP)가 국경 간 디지털자산 흐름의 공식 책임 주체로 자리매김하게 됐습니다.”
오종욱 웨이브릿지 대표는 최근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외국환거래법 개정안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개정안은 가상자산사업자가 대한민국과 외국 간 디지털자산을 이전하는 업무를 영위할 경우 등록 의무를 부과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온체인 정산 역량을 가진 디지털자산 사업자가 은행·카드사 등 기존 금융권과 새로운 결제·정산 인프라를 구축할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다는 설명이다.
웨이브릿지는 교환·수탁 라이선스를 동시에 보유한 가상자산사업자(VASP)다. 최근에는 6개 통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11종 수탁과 칸톤 네트워크 커스터디 등을 잇달아 발표하며 기관용 디지털자산 인프라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오 대표는 외국환거래법 개정 이후 가장 먼저 매출이 발생할 수 있는 영역으로 법인 해외 송금·정산 인프라를 꼽았다. 그는 “단기간에 스위프트(SWIFT)망을 모두 대체한다고 보지는 않지만 빠른 시일 안에 법정화폐와 스테이블코인이 병행되는 국제 송금·결제 인프라로 활용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외환망 들어온 디지털자산…“시장 양성화 기대”
오 대표는 외국환거래법 개정안이 디지털자산 업계에 주는 영향으로 ‘시장 양성화’를 꼽았다. 그동안 무역대금 송금, 해외 정산 등에 디지털자산이 활용될 여지는 있었지만 제도적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법인들이 실제 도입에 나서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그는 “정부 차원에서 국경 간 디지털자산 이동을 하나의 주류 흐름으로 보기 시작했다는 메시지로 읽힌다”며 “지켜야 할 의무는 늘어나지만 라이선스를 갖춘 사업자에게는 오히려 더 많은 기능과 역할이 생기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등록 요건에는 특금법상 VASP 신고, 외국환거래·지급·수령 또는 디지털자산 이전 자료를 중계·집중·교환하는 기관과의 전산망 연결, 시설·전문인력 등이 포함된다.
오 대표는 특히 법인과 무역업체들의 수요가 수면 위로 올라올 가능성에 주목했다. 국경 간 디지털자산 이전의 제도적 근거가 마련되면 수출입 기업들이 해외 거래대금 정산 시간을 줄이고 기존 은행 송금망 대비 비용을 낮출 대안으로 스테이블코인을 검토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무역업체들이 사용하는 기존 업무 시스템에도 관련 기능을 연계하려는 수요가 생기고 있다고 전했다. 오 대표는 현재 한국블록체인사업협동조합 이사장으로서 중소기업의 디지털 전환과 스테이블코인 기반 무역 송금 관련 자문도 맡고 있다. 그는 “실제 시장에서 무역협회나 중소기업중앙회도 디지털자산 분야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100억 주문 땐 수억원 샌다”…기관 거래 핵심은 집행 인프라
웨이브릿지가 국내 법인 고객에게 강조하는 지점은 인프라 구축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자산운용사나 금융기관이 디지털자산 상장지수펀드(ETF)나 신상품을 만들 때 거래·수탁·정산 인프라를 처음부터 설계하지 않아도 된다는 설명이다. 오 대표는 “거래와 수탁이 분리돼 있어 지난 2022년 FTX 사태와 같은 리스크를 구조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는 점도 기관들이 중요하게 보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기관 거래의 또다른 변수는 대량 주문에 따른 시장 충격이다. 국내 디지털자산 시장은 거래소별로 유동성이 분산돼 있어 일정 규모 이상의 주문을 단일 거래소에서 체결하면 가격이 불리하게 움직일 수 있다. 오 대표는 “1억원짜리 주문은 큰 문제가 없을 수 있지만 100억원 단위 주문에서는 슬리피지(체결 오차)만으로도 수억원이 새어나갈 수 있다”며 “비트코인 현물 ETF가 국내에서 허용되고 기관 자금이 들어올수록 집행 인프라의 중요성은 커진다”고 말했다. 웨이브릿지는 견적 요청 방식 거래(RFQ), 시간 분산 체결(TWAP), 에스크로 등 기능을 통해 기관 거래를 지원하고 있다.
다통화 수탁으로 FX 데스크까지…“스테이블코인 뱅크 지향”
웨이브릿지는 장기적으로 ‘스테이블코인 뱅크’를 지향하고 있다. 전통 은행이 예금 기반으로 환전, 송금, 자금 운용을 통합 제공하듯 스테이블코인을 기반으로 유사한 금융 인프라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오 대표는 “영업시간이 없고, 국경이 없고, 정산이 실시간이라는 점이 기존 은행과의 차이”라며 “기관과 법인이 디지털자산을 보유하고 투자하고 운용하는 전 과정을 한 곳에서 처리할 수 있는 인프라가 디지털자산 시대의 스테이블코인 뱅킹 기능”이라고 정의했다.
웨이브릿지는 최근 달러, 유로, 엔, 싱가포르 달러, 브라질 헤알, 호주 달러 등 6개 통화권의 스테이블코인 11종 수탁을 시작했다. 오 대표는 “수출입 기업들이 달러 외에도 여러 통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받아 정산하는 레일이 필요해질 것이라고 봤다”며 “향후에는 디지털자산에 대한 외환(FX) 데스크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글로벌 네트워크와의 연결도 웨이브릿지의 주요 과제로 꼽힌다. 웨이브릿지는 팍소스 등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와 협업 기반을 다져왔고 골드만삭스·BNP파리바·HSBC·DTCC 등 글로벌 금융기관이 참여한 칸톤 네트워크의 국내 첫 커스터디도 시작했다. 칸톤 네트워크는 실물연계자산(RWA) 시장 내 대표적인 기관용 블록체인으로 월간 토큰화 거래량이 8조달러(약 1경1600조원)를 웃돈다.
오 대표는 “다통화 수탁이 결제·정산 인프라라면 칸톤 네트워크 커스터디는 글로벌 토큰화 자산 시장에 대한 접근권”이라며 “국내 기관이 글로벌 디지털자산 인프라에 안전하게 연결될 수 있는 통로를 만드는 작업이라는 점에서 두 사업은 같은 그림의 다른 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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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헤럴드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