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vebridge Weekly #3-2] 비트코인 전략자산화 실무 3대 FAQ

[Wavebridge Weekly #3-2] 비트코인 전략자산화 실무 3대 FAQ

비트코인을 회계와 재무의 언어로 말할 수 있는가?

이 글은 [웨이브릿지 리서치: 국내 기업을 위한 비트코인 전략자산 입문서]를 바탕으로 작성된 해설 콘텐츠입니다. 전체 리포트는 아래 PDF로 다운로드하실 수 있습니다.

지난 편 [Wavebridge Weekly #3-1.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그림자, 한국 기업의 현실] 왜 지금, 비트코인을 전략자산으로 고민해야 하는가? 에서는 법인의 디지털자산 투자 트렌드에 대한 거시 흐름과 전략적 의의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하지만 현장의 실무자들이 당면한 질문은 좀 더 구체적입니다.

“지금 내가 이 안건을 올리면, 회계에 어떻게 반영되죠?”

“신용평가 등급이 떨어지면 어쩌죠?”

“이걸 숫자로 어떻게 설명해야 하죠?”

이 글은 위와 같은 실무자들의 실질적인 고민에 도움이 되고자 씁니다. 전략팀, 회계팀, 재무팀이 꼭 알아야 할 3가지 포인트를 정리합니다.

비대칭 회계 구조의 덫: 손실은 반영되지만, 수익은 재무제표에 없다

현행 한국 회계 기준(K-IFRS)은 비트코인을 무형자산으로 분류합니다. 사실 이 방식은, 아래와 같이 매우 비대칭적입니다:

  •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하면 → 즉시 손상차손 인식
  •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해도 → 매각 전까지는 실적에 반영 불가

즉, 예를 들어 100억 원에 산 비트코인이 150억이 되어도 회계상 여전히 100억으로 기록되고, 80억으로 떨어지면 바로 20억 손실로 잡히는 것입니다.  실제로 손익은 났지만, 실적엔 반영되지 않게 됩니다.

반면, 미국은 다릅니다. 2025년부터 시행된 ASU 2023-08에 따라 공정가치 기준을 도입했고, 비트코인의 평가이익·손실이 분기 실적에 직접 반영됩니다. 이 회계 방식의 차이 하나로, 이사회 보고·주주 설득·IR 메시지가 전혀 달라집니다.

** 실무팁

이처럼 비트코인은 현행 K-IFRS 기준상 당기순이익에 직접 반영되지 않기 때문에, 단기 실적 중심의 내부 보고나 주주 커뮤니케이션에서는 불리한 구조를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실무적으로는 이 한계를 인정하고, 기타포괄손익 처리 방식을 IR 프레임 내에 포함시키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비트코인은 실적에 잡히지 않지만, 명확한 가치 상승이 있었다’는 점을 공시·설명자료에서 분리 제시하는 방식을 고려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이와 함께, 편입 자체는 공격적으로 하지 않되, ‘보수적으로 시작하고 명확한 수치와 논리로 정당화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는 전략이 실무적으로 가장 현실적이며 설득력 있는 접근으로 보입니다.

또, 전면적 비트코인 전환보다는 잉여 현금의 일부를 활용한 점진적 도입이 국내 기업에게 최적화된 접근법입니다. 이는 회계상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도 장기적으로 비트코인 보유 비중을 체계적으로 확대할 수 있는 현실적 전략입니다. 미국 기업들이 새로운 회계기준으로 인한 분기별 변동성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동안, 국내 기업들은 안정적 기반에서 체계적으로 비트코인 전략을 구축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됩니다.

전통 신용등급으로 설명되지 않는 괴리: 비트코인을 보유하면 왜 신용등급이 떨어지는가?

전통적인 신용평가 모델은 비트코인을 재무 전략의 중심에 둔 기업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합니다. 신용등급은 보통 부채비율, 이자보상배수, 현금흐름 안정성 등을 중심으로 매겨지는데, 변동성이 높은 자산인 비트코인은 이 기준들과 어긋나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스트래티지입니다. 스트래티지는 부채로 비트코인을 매입하는데, 기존 신용분석 모델로 재무 리스크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그래도 S&P가 가장 먼저 움직여줬습니다. S&P는 비트코인의 지속가능성이 단순 시장 변동에만 의존하지 않는다면서, 스트래티지의 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한 바 있습니다. CCC+에서 B-로요. 여전히 정크본드 등급이긴 하나, 2024년 11월에 무이자(0%) 조건으로 30억 달러 규모의 전환사채를 성공적으로 조달했었습니다. 이는 당시 미국 시장의 싱글-B 등급 하이일드 회사채 평균 수익률(7% 이상)과 비교하면 상식 밖의 결과였습니다. 신용등급으로는 고위험으로 분류되지만, 시장은 스트래티지의 비트코인 전략에 대해 높은 신뢰를 보인 것입니다.

이처럼 신용등급과 실제 자금조달 조건 간의 괴리는, 기존 평가체계가 디지털자산 중심 전략을 해석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 실무팁

국내 기업이 비트코인을 전략자산으로 고려할 경우, 신용평가사와의 선제적 커뮤니케이션이 필수적입니다. 자산의 편입 구조, 리스크 관리 프레임, 내부 통제 체계를 명확히 제시하고, 회계 기준 준수 여부와 공시 일관성을 적극적으로 설명해야 합니다. 단기적 차익 추구보다는 장기적 관점에서 신용평가기관, 금융기관 및 규제당국과 함께 디지털자산에 대한 합리적 평가 기준을 개발하는 것은 시장 전체의 건전성과 예측가능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이는 궁극적으로 기업가치 향상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전통 지표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면? 새롭게 떠오르는 BTC 전용 재무 지표 3가지

비트코인을 전략자산으로 도입하는 기업이 늘면서, 기존의 ROE나 EPS 같은 재무 지표만으로는 기업의 실질 가치를 온전히 설명하기 어려운 한계가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새로운 유형의 지표들이 등장했는데요. mNAV(multiple of Net Asset Value), BTC Yield, Days to Cover mNAV 가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mNAV는 기업이 보유한 비트코인 자산의 가치가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냅니다. PBR의 비트코인 버전으로 보면 됩니다. 일반적으로 1.0을 넘으면 “시총보다 비트코인 가치가 더 크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해당 기업이 비트코인 중심 전략을 얼마나 강하게 구사하고 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신호로 작용합니다.

BTC Yield는 주당 비트코인 보유량의 증가율로, 주식 희석을 고려해서 주당 비트코인 매입 시 기존 주주가 얼마나 이익을 갖게되는지 여부를 보여줍니다. 비트코인의 ROE 버전으로 이해됩니다. 다만, 이 지표는 mNAV의 파생된 개념이므로 지표간 상호 의존성이 높아 독립적인 평가 기준으로 활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Days to Cover mNAV는 현재 mNAV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기업이 하루당 축적해야 할 비트코인 수익률을 의미합니다. 이 전략이 기업 전반에 얼마나 잘 작동되고 있는지를 측정합니다. 이 수치로 ‘현재의 비트코인 전략이 지속 가능한가’, 또는 ‘현재 주가에 반영된 비트코인 가치가 과도한가’를 유추할 수 있습니다. 높은 Days to Cover 수치는 시장 기대에 비해 실제 성과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는 경고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MetaPlanet은 빠른 비트코인 축적으로 높은 mNAV를 증명했고, 스트래티지는 안정적인 성장 구조를 보여주었습니다. 반면, Semler Scientific은 BTC NAV 이하에서 거래되며 시장 신뢰 확보에 실패한 사례로 평가됩니다.

** 실무 팁

참고로, 이러한 비트코인 전용 지표는 아직 한국 투자자나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에게는 낯선 개념입니다. 따라서 기업 IR이나 공시 프레임 내에서는 ROE, ROA와 같은 전통 지표와 병행하여 제시하고, 각 지표의 정의와 산정 방식도 함께 명시해주는 것이 실무적으로 필요해 보입니다. 주요 증권사, 기관 애널리스트 대상 지표 해석 가이드라인 또는 해설 세션을 사전에 제공하면 혼란을 줄이고, 전략에 대한 이해도와 신뢰도를 동시에 확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비트코인 전략자산화를 시작한 상장 기업의 경우 구체적 대응방안이 필요합니다. 특히 분기 공시 시점과 맞춰 해당 지표들의 변화 추이와 해석을 병기하는 방식은, 시장과의 커뮤니케이션에서 큰 혼란을 줄여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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